2017년 가을, 2017년 마이 디자인 트렌드 페어라는 행사를 다녀왔습니다. KINTEX에서 열린 건데, 학교에서 가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해당 행사에 참여한 "경기 대진 테크노파크"라는 곳이 학교 법인 대진 대학교 계열이라서 해당 재단 소속 고등학교에 (운 나쁘게?) 들어간 저로썬 관람객이 없어서 인지 강제 동원되어 갔다 온 겁니다. 강제 동원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아무튼 반 강제로 간 건 맞습니다.

보통 이렇게 동원되는 행사는 손님이 없어서이기 마련이기에(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하였고), 증정 행사같은 걸 많이 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이 이어폰 증정 행사였습니다.

해당 행사에서 (주) 성박이라는 기업이 이어폰 증정 행사를 했는데 다양한 이어폰 종류가 증정 되었고, 그 중 저는 AMAX AM 301이라는 모델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성박은 찾아보면 해당 행사의 주관 회사인 것 같습니다.

해당 모델의 원래 포장이 이런 것은 아니지만, 일단 다른 저렴한 중저가 이어폰과는 달리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이어폰을 고정하는 역할로 두꺼운 종이를 사용하였습니다. 상당히 원가 절감이 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인데 IP54라도 지원하는 건지 땀 방지와 먼지 방지 기능은 있다고 합니다. 나름 성박 이라는 회사에서 스포츠 이어폰으로 내놓은 것 같긴 합니다.(만 사실 이 회사가 찾아보면 디자인 회사라... 후술하겠지만 썩 좋진 못합니다.)

사양 표만 보면 굉장히 좋아 보입니다. 드라이버 유닛은 1cm, 응답 주파수는 평범한 이어폰 사양인 20~20000Hz, 게다가 옴 수도 굉장히 높아서 32옴이고, 나름 스테레오 이어폰입니다.

이어폰 제조는 디엠링크라는, 실제로 찾아보면 해외 마케팅이 주력인 디자인 업체이며, 따라서 평범한 판매용 제품이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굳이 파는 곳을 찾아본다면 성박의 악세사리 가게인 "타케" 브랜드에서 팔 것 같은데, 이런 저질 이어폰을 그런 곳에서? 아마도 그냥 시제품으로 내 놓은 제품인 것 같네요.

이어폰을 살펴보면, 내부가 드러나는 구조에, 드라이버 유닛 쪽을 보면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땀이 흘러내리도록 만든 것 같네요. 덤으로 원가 절감인 건지 안에 아무런 장치가 안 되어 있어서 귀지 등이 들어가도 속수무책입니다. (그런데 이게 먼지 보호라니... 좀 안 믿기네요.) 그리고 이어 팁도 당연히 구린 겁니다.

이어폰 끝은 이렇게 일자형으로 마무리가 되어 있는데, 실제 첫 사용을 해보니 벌써부터 불안정해서 소리가 잘 안 들릴 때가 있습니다.


일단 청음을 해 보면, 플레이어와 EQ, 환경을 가리지 않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귀에 안 좋을 것 같은 소리가 나네요. 웅웅 거리고.

웃긴 건, 땀 흘러내리라고 만든 구멍을 막아주면 한결 낫다는 겁니다. 그래도 거기서 거기이지만. 어쨌든 웅웅거림도 줄어들고, 소리의 명확성도 한 층 올라갑니다. 어떤 드라이버를 썼는 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좋은 드라이버를 쓰든, 평범한 5000원 저가 이어폰에 들어간 드라이버를 썼든 설계를 잘못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에 아주 좋은 반면교사가 될 것 같은 이어폰입니다.


이어폰으로써 가치가 없는 아이이니, 혹시 선물로 받으셨거나 중고 장터에 아주 저렴하게 풀렸다 하여도 현혹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공짜이니까 아무렇지도 않지만, 이런 건 돈 주고 살 만한 물건도 아니며 공짜로 받기에는 주는 사람이 미안할 만한 물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