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 바빠진 생활 그리고 행복했던 2021년
개인 사정으로 바빠 하지 못했던 2018년, 2019년 결산과 달리 2020년은 LG Fandom과 LG VELVET 체험단 활동으로 비록 대학생활은 많이 즐기지 못했지만 블로그 안에서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에는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TOPCIT, 해커톤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학교 생활과 대외활동에 충실해지면서 블로그에는 글을 많이 쓰지 못했고, 그 결과 결산 글에 쓸 만한 내용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 결산이라는 분류의 이름을 바꿔서라도 한 해를 돌아보는 일은 중요하기에, 잠깐의 시간을 내어 한 해를 되돌아보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1월 : LG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 그리고 LG Rollable의 발표
한창 LG Fandom과 LG VELVET 안드로이드 11 체험단 활동을 같이 진행하던 1월은 중순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급속히 얼어붙었습니다. LG전자 MC사업본부장의 사업 분야를 모든 관점에서 검토한다는 발표가 더는 LG Fandom 활동을 진행하기 어렵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도 업그레이드 센터에 계신 분들께선 묵묵히 안드로이드 11 펌웨어 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으셨지만, 아무래도 발표 전후에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이 시점은 LG VELVET 안드로이드 11 체험단 활동자 대상으로 NDA 조항이 적용될 수도 있는 내용이 오가기도 하였습니다. MC사업본부가 사라진 것이지 LG전자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서 공개해도 되는지 몰라 말할 수는 없지만, MC사업본부만 살아 있었어도 좀 더 진행되었을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한편으로 LG Fandom 중 LG VELVET 사용자를 대상으로 정식 펌웨어에 가까운 RC 펌웨어(20a)도 같이 배포되었으나, 실제 안정 펌웨어는 절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펌웨어 버전만으로 커뮤니티 사이트에 정식 버전 배포가 있었다고 오인되는 바람에 정정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LG Fandom이라는 활동 자체가 당시 1기였다 보니, 인지도가 상당히 낮아 오해 정정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당시에는 LG전자 MC사업본부의 거취가 좋은 방향으로 결정날 줄 알았습니다. 지난가을을 시작으로 LG전자 MC사업부 스마트폰 공식 포럼인 퀵 헬프에 대해,
-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기종으로 확대 적용
- PC 버전 출시
- 모바일 버전 개편
-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10월)
- 스마트폰 진단 서비스 개시(WING, VELVET) 및 확대 예정 공지(G7 ThinQ 이상의 기기) 등
많은 서비스 개선을 선언하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난 가을 뽑은 LG Fandom 1기는 막 절반을 지나 3개월을 남긴 시점이어서 사업 종료 직전까지 홍보는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였고, 연초 구광모 회장의 신년사에서 강조한 내용을 보아도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최소한 1년은 더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불안 속에도 계속해야한다는 점이, 대학생의 방학이라는 어쩌면 평안할 시기에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고 그 후 몇 개월간 조금씩 잔잔하게나마 여파를 남겼습니다. Fandom 유저들끼리, 그리고 담당자와도 현재 상황에 공감하며 버틴 그 시간들은 연초 구광모 회장의 신년사가 무색하게 청소 노동자에 대한 처우 논란과 함께 LG에 많은 실망을 했던 시기였기도 합니다.
2월 ~ 4월: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지원, 그리고 점점 다가오는 LG Fandom의 끝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대상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일종입니다. 2021년도를 기점으로 12기를 맞이하였고 약 100명의 연수생을 뽑아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연수 센터에서 6개월간 프로젝트 진행, 멘토링, 기획 검수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수자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 '마에스트로'를 뽑아 창업 지원, 해외 연수 등의 혜택이 주어지며, 기본적으로 연수 기간 프로젝트 등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금이 지급되어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보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2020년 중순에 알았으나, 아쉽게도 당시에는 이미 연수를 시작한 상황이어서 아쉽게도 2021년 2월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1분기가 다가오자, 부랴부랴 자기소개서를 쓰고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회고 글에서도 작성하였지만, 자기소개서와 저 자신의 실력 부족이 결국 최종 탈락을 낳아 뼈 아프기도 했으나 한편으로 잘 몰랐던 저 자신의 위치와 부족한 점에 대해 깨닫고 사람들과 만나며 이런저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올해는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의 정원이 150명에서 250명으로 증가하였던데, 그 인원 그대로 유지되어 제가 다시 도전할 수 있을 때에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네요. 욕심일까요.[각주:1]
한편, 3월은 LG Fandom이 끝나는 시점이었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MC사업부의 직원 분들이나 Fandom 모두가 원했던 활동을 다 하지 못한 시점이었지만 어쨌든 끝은 났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MC사업본부의 끝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결국 4월 5일 MC 사업본부의 스마트폰 사업 종료는 확정되어 아래와 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 스마트폰 진단 서비스 확대 (G7 ThinQ 등)
- 퀵 헬프에서 담당자가 언급한 차기 UX에서의 개선 사항[각주:2]
- 퀵 헬프 PC 버전 출시
한편으로 일부 지켜진 약속도 있었는데,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제안했던 내용들 일부가 퀵 헬프에 사업 종료 이후에도 조금이나마 반영되었고 스마트폰 OS 업그레이드 3회 적용 정책도 비록 2019년 이후 출시 기종에만 적용되기는 하였으나 사업 종료와 동시에 선언되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허무한 점은 있었고, 지금까지 LG 스마트폰을 쓰고는 있지만 새 UX가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을 중심으로 안타까운 점은 여전합니다.
5월: 연구실 지원, 그리고 학교의 SW중심대학 선정
정확히는 4월 말, 제가 재학 중이었던[각주:3] 순천향대학교가 SW중심대학 2단계 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처음 입시할 적에 제가 수도권 학교에 붙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각종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차원에서 중요하게 보았던 부분 중 하나가 1) SW중심대학에 선정되어 있고 재학 중 충분한 기간동안 SW중심대학 사업이 진행될 것, 2) 선정되어 있지 않거나 기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면 (재)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학교일 것이었는데 예상대로 순천향대학교가 선정된 것이라 당시 마치 사업 선정에 기여한 것처럼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적어도 3학년 1학기부터는 여러 가지 활동을 지원해줄 테니까요.
그러면서 고민했던 점 중 하나가 교내 활동 같은 경우 물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많지만 동아리 별로 하는 것도 많은데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것입니다. 3월에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활동에 떨어지면서 특별히 대외활동이라고는 하는 것도 없는데, 아무래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학교 학술 동아리는 실질적으로 와해된 상태여서, 들어갈만한 교내 동아리가 딱히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입하게 된 것이 연구실이었습니다. 비록 다음 해에 군대에 갈 예정임에도 실례를 무릅쓰고 5월 즈음에 메일을 보냈는데, 뜻밖에 흔쾌히 받아들여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연구실이라는 조직의 특성상 원하는 것만 하고 지낼 수는 없다는 단점 때문에 많이들 말리시는 편인데, 그래도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상황과 함께 생각했을 때 연구실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작년 한 해가 나름대로 보람 있는 한 해였다고 말할 수 없었을 정도입니다.
6월 ~ 8월: 연구실 활동으로 보낸 여름
6월부터 8월 동안은 연구실 활동으로 충청남도 아산시에서 여름을 보냈습니다. 학교 주변은 물론이고 천안 등지에서 여기저기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식당도 찾아다니고, 학교와 집을 오가는 교통편도 고민해 볼 요량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교통편을 빼고는 거의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즐거웠던 부분이 있다면, 아는 것이 거의 없긴 했지만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AWS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며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배운 것이 있었고, Java 프로그래밍 언어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DB를 비롯한 이것저것 활용해보기 용이한 문법과 기술을 살짝 맛보았다는 점입니다. 아, 대학을 다니는 느낌을 만끽했다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여름방학 동안 처음으로 같은 학번 동기와 친하게 지냈고, 덕분에 2학년 2학기를 준비하기 위한 초석을 보다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습니다.
10월, 다소 정신없었던 가을
10월은 시험 기간과 더불어 오픈소스 SW 동아리, 제 16회 TOPCIT 정기평가, 순천향대 - 경기대 - 성균관대 연합 아이디어톤까지 각종 대외활동으로 정신없었던 한 달이었습니다. 그동안 교수님께서도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음에도, 워낙 이것저것 같이 병행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쉽지 않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때 했던 활동들에 대해서는 차차 각각의 글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한편 이 때문에 중간고사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나마 기말고사에서 일부 만회하기는 했지만, 시험 전 주까지 서류를 준비하고, 중간고사가 끝나고도 각종 예산 처리 등을 하느라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아 대학에 들어와서 오랜만에 수업을 졸면서 듣기도 했네요. 미리 준비했더라면 기말 때에도 덜 바빴겠지만, 이번이 SW중심대학 사업 첫해였기도 하여 예산 사용 범위 등에 있어서 담당자님, 교수님과 함께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진행하고 싶었던 부분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고, 더해서 제 역량 부족도 겹쳐 바빴던 일정 대비 성취감은 없었습니다.
11월: 여유있다는 착각
10월 초 파이콘.한국 2021 행사를 들으며 학교 밖 사람들과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11월에 Devfest Universe 2021에 참가하게 됩니다. 이 행사는 Google Developer Group Campus Korea(약칭, GDG Campus Korea)와 전국의 GDSC(Google Developer Student Club)가 함께 게더타운 플랫폼에서 개최한 행사로, 다양한 Google 관련 강의는 물론이고 개발자로서의 생활, 그동안 궁금했던 점에 대한 고민 해결 시간 등이 제공되었습니다. '모여서 각자 코딩하기'의 줄임말인 '모각코' 자리도 갖춰져 있어, 게더타운을 켜두고 과제를 하거나 개발 도서를 읽기도 하면서 11월의 절반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기말까지 완료해야 하는 전공 프로젝트 2건은 결국 11월 말이 되어서야 시작하게 되고, 결국 급하게 마무리하게 되면서 만족스럽지는 못했습니다.
12월: 파행운행
12월에는 기말고사, 두 건의 전공 프로젝트 마감, 연구실 세미나, 제16회 TOPCIT 정기평가 결과에 따른 장학금 서류 제출, SW마일리지 정산, 군 입대 등 다양한 일정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덕분에 기말고사 주부터 입대 전 주까지 이틀은 평범하게 생활하고, 나흘 간은 총합 취침 시간이 4시간에 그치고, 하루는 푹 자는 식의 2주간 파행 운행 상태로 보냈습니다. 그러고도 군 입대일에 모든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해서 이때의 파행 운행 여파는 다음해 2월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도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긍정적인 소식을 들으면서 어려운 와중에도 힘이 되었고 행복했습니다.
입대 직전에는 연구실 세미나가 있었는데, 준비를 다 못 마친 탓에 발표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시고, 같이 입대하는 동기와 함께 휴학 전 마지막 자리라고 여러모로 도와주신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올립니다. 이제 다른 학교로 가셔서 뵙기는 어렵게 되었지만, 다른 교수님 밑에서라도 열심히 남은 학부 생활을 잘 보내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는 2022년 5월은 한 해의 절반을 바라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많은 일들을 해보지 못했지만, 남은 절반 동안에는 다양한 활동을 한계까지 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련하여 적고 싶은 말은 한가득 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정리된 후에나 적어볼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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